제목: 기예르모 델토로의 피노키오
개봉일: 2022년 11월 24일 (멕시코)
관람등급: 전체관람가
러닝타임: 1시간 56분
장르: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뮤지컬, 판타지
감독: 기예르모 델 토로, 마크 구스타프슨
※스포 주의
살아있는 목각인형 피노키오.
'제페토'는 마을에서 존경받는 목공입니다. 그에게는 '카를로'라는 아들이 하나 있습니다. 아내가 없는 그에겐 카를로가 유일한 가족입니다. 성실하고 착한 아이로 아버지와 마을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카를로는 어느 날 성당에 예수 조각을 만들러 가는 제페토의 조수로서 마을에 갔다가 날아든 미사일에 의해 죽고 맙니다. 온갖 사랑을 다 주며 키우던 카를로가 죽자 제페토는 큰 상실감에 밥도 먹지 않고 일도 하지 않은 채 술만 마십니다. 그러던 어느 날 술에 취해 분노한 그는 아들의 묘지 옆에 자란 나무를 베어 목각 인형을 만듭니다. 그런 제페토를 딱하게 여긴 요정이 그 나무 인형에게 영혼을 넣어주고 <피노키오>라고 이름 붙입니다. 피노키오를 만든 나무 안에 살던 '세바스티안 J. 크리켓'은 피노키오를 올바른 길로 이끌면 소원을 하나 들어주겠다는 조건으로 피노키오와 동행합니다. 다음날 아침, 제페토는 피노키오가 살아 움직이는 것을 보고 공포에 빠집니다. 노래를 부르며 집 안을 날뛰는 피노키오를 가둔 후 성당에 가지만 피노키오는 탈출해 자신도 성당에 갑니다. 피노키오를 본 사람들은 악마의 짓이라며 피노키오와 제페토를 손가락질합니다. 제페토는 황급히 피노키오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오고 그날 저녁, 목사와 마을의 시장과 시장의 아들이 제페토의 집을 찾아옵니다. 시장은 피노키오가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들지 않게 규율을 가르치도록 학교에 보낼 것을 명령합니다. 다음날, 피노키오는 제페토에 의해 준비물(카를로의 책)을 가지고 학교에 가지만 마침 그 마을에 들른 유랑극단의 단장인 '볼페 남작'이 그의 애완 원숭이 '스파차투라'로 인해 피노키오의 존재를 알게 되고, 피노키오를 유혹해 전속 계약을 맺은 후 자신의 극단으로 데려갑니다. 제페토는 시장을 통해 피노키오가 학교에 가지 않았음을 알게 됩니다. 세바스티안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들은 그는 한창 공연 중인 극단에 찾아가 피노키오를 데려오려 하지만 볼페 남작에 의해 저지되고 그렇게 옥신각신 하던 중 달려오는 마차에 의해 피노키오는 치여 죽습니다. 죽은 피노키오는 저승에서 죽음의 요정을 만납니다. 그녀는 피노키오가 진짜 소년이 아니기 때문에 죽더라도 계속 되살아날 것이며 그가 죽을 때마다 되살아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점점 길어질 것이라 말합니다. 피노키오는 곧 되살아납니다. 볼페 남작은 피노키오가 사인한 계약서를 들이밀며 피노키오를 데려가고 싶다면 천만 리라를 내놓으라 말하고, 피노키오가 불사의 존재라는 걸 안 시장은 그가 병사가 돼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제페토는 집에 가는 길에 피노키오에게 왜 카를로처럼 될 수 없냐며, 너는 나에게 큰 짐이라며 혼을 냅니다.
가출한 피노키오를 찾아 길을 떠난 제페토
그날 밤, 피노키오는 자신이 극단에 입단하면 제페토가 천만 리라를 낼 필요가 없으며 자신을 병사로 보내지 않아도 된다는 결론을 내리고 세바스티안을 가둔 채 집을 나갑니다. 다음날 제페토는 자신이 했던 말에 대해 사과하려 피노키오를 찾지만 피노키오는 없습니다. 그는 세바스티안에게 피노키오가 떠났다는 말을 듣고 피노키오를 찾으려 이미 떠난 유량극단을 쫓아 길을 떠납니다. 바다 건너 도시인 카타니아에 피노키오가 있음을 알게 된 제페토는 근처 항구의 선장에게 배를 태워달라 요청했습니다. 선장은 바다 괴물이 나타난다며 걱정했지만 그는 결국 그들을 태워줍니다. 하지만 항해 중 바다 괴물이 나오자 선장은 도망쳐버리고 제페토와 세바스티안은 괴물에게 먹히고 맙니다. 극단에 들어간 피노키오 덕에 유량극단은 승승장구합니다. 피노키오의 공연을 보러 총통인 베니토 무솔리니를 찬양하는 프로파간다 공연까지 하게 됩니다. 남작이 피노키오를 예뻐하자 그를 질투한 스파차투라는 피노키오에게 볼페 남작이 제페토에게 돈을 하나도 보내주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밝히는데 그 광경을 볼페 남작이 보고 맙니다. 화가 난 남작은 스파차투라를 학대하고 그걸 본 피노키오가 스파차투라를 감싸며 제페토에게 돈을 보내지 않은 것이 사실이냐 묻자 볼페 남작은 본색을 드러내 피노키오를 협박합니다. 프로파간다 공연날, 피노키오는 스파차투라와 짜고 공연을 망쳐버립니다. 총통의 위대함을 찬양하는 것이 아닌 놀리는 풍자물로 바꿔버리고 총통의 경호원에 의해 총에 맞으며 두 번째 죽음을 맞습니다. 깨어났을 때 그는 시장과 시장의 아들인 '캔들윅'이 탑승한 군용차 안에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군사 훈련을 받으며 캔들윅과 친해집니다. 다음날 조를 짜서 하는 훈련에서 각자 다른 조였던 둘은 공동 우승을 합니다. 그러자 기뻐하는 아이들 앞에서 시장은 캔들윅에게 총을 주며 피노키오를 쏘고 영광을 차지하라 합니다. 아버지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항상 순종하던 캔들윅은 겁이남에도 아버지에게 그럴 수 없다며 반기를 들고 그때 하늘에서 폭탄이 떨어져 피노키오는 초소 밖으로 날아갑니다. 초소 밖에는 볼페 남작이 있었습니다. 그는 피노키오를 불태워 죽이려 하지만 스파차투라가 몸을 던져 볼페 백작과 바다로 떨어집니다. 이어 절벽이 무너지며 피노키오도 바다로 떨어집니다.
재회한 아버지와 아들.
바위 위로 떨어진 볼페 남작은 죽지만 물에 떨어진 스파차투라와 피노키오는 삽니다. 그렇게 둘이서 바다를 유량 하다가 물고기에게 잡아먹히게 되는데, 그 안에서 익숙한 노랫소리를 듣게 되고, 마침내 제페토와 세바스티안과 만납니다. 그들은 난파선의 등대 부근에 있는 괴물의 숨구멍으로 탈출할 계획을 세웁니다. 숨구멍의 먼 거리까지 피노키오가 거짓말을 해 길어진 코로 다리를 만들어 탈출을 시도합니다. 탈출 중에 괴물이 깨어나며 어려움을 겪지만 괴물이 재채기를 하게 되며 그들은 탈출하게 됩니다. 밖으로 나온 그들은 바다괴물에게 또다시 잡아먹힐 위기에 처하지만 괴물의 이빨에 간신히 매달린 피노키오가 괴물의 목구멍에 걸린 지뢰를 작동시키고 바다괴물은 산산조각 납니다. 그렇게 피노키오는 세 번째 죽음을 맞습니다. 여유로웠던 앞선 두 번의 죽음과 달리 피노키오는 제페토를 구하기 위해 죽음의 요정에게 자신을 바로 살려달라고 간청합니다. 모래시계가 다 될 때까지는 살아날 수 없는 게 규칙이지만 죽음의 요정은 규칙을 깨면 바로 이승으로 갈 수 있다고 합니다. 대신, 규칙을 깨게 되면 불사를 잃어버리게 된다는 말도 덧붙입니다. 피노키오는 고민하지 않고 바로 모래시계를 깨버립니다. 폭발의 여파로 한쪽 팔과 다리가 사라진 채 깨어난 피노키오는 가라앉는 제페토를 끌어올려 해변가로 헤엄칩니다. 깨어난 제페토는 저만치에서 움직이지 않는 피노키오를 발견합니다. 제페토는 피노키오를 안고 흐느낍니다. 그때, 피노키오에게 영혼을 주었던 요정이 나타납니다. 세바스티안은 소원으로 피노키오를 살려달라고 합니다. 푸른 요정은 피노키오에게 생명을 불어넣어 줍니다. 제페토는 피노키오에게 말합니다.
피노키오, 내 아들아. 내가 널 다른 아이로 만들려고 했구나. 이젠... 카를로가 되지도, 다른 누군가가 되지도 마라... 네 모습 그대로 살아라... 난... 난 널 사랑한다... 있는 그대로의 너를...
그렇다면 전 피노키오로 살래요. 그러니까 아빠도 제 아빠가 되어주세요.
제페토와 피노키오, 세바스티안과 스파자투라는 식구가 되었습니다. 세월이 지나고 제페토가 노환으로 세상을 뜨고, 세바스티안도 죽어 성냥갑 안에 들어가 피노키오의 심장 속에 묻힙니다. 그리고 스파자투라까지 자연사로 죽습니다. 카를로와 제페토, 스파자투라의 묘비를 뒤로한 채 피노키오는 자신의 인생을 향해 걸어갑니다.
영화의 특징
기예르모 델토로의 피노키오는 스톱모션 기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1890년대에 시작되어 프레임을 한 땀 한 땀 찍어서 이미지를 연속 영사하여 움직임을 표현하는 이 기법은 수작업이 엄청나고 그에 따라 시간과 노력이 무척이나 많이 듭니다 (15년이 걸렸다고 합니다). 때문에 이 작품은 CG 작업이 사장된 현대 영화들 사이에서 기법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특별점과 매력을 가집니다. 어린 시절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을 보며 자라온 어른들에겐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작품이 될 것 같습니다.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것은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이탈리아입니다.
영화 감상 후기
아버지인 제페토를 구하기 위해 망설임 없이 불사를 포기하고 필멸자의 삶, 즉 인간이 되길 선택한 피노키오의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옛날에 보았던 디즈니 피노키오에서는 마지막에 요정이 숨을 불어넣을 때 피부를 가진 인간 아이로 변했던 것 같은데 이 피노키오는 여전히 나무인 채 살아납니다. 제페토의 '네 모습 그대로 살아라'라는 말이 겹쳐지며 먹먹한 감동을 들게 하는데 이 장면은 무엇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가 하는 어쩌면 고전적인 질문을 던지게 만듭니다. 아무것도 모른 채 순수하게 태어난 피노키오는 주위에서 많은 것들을 배웁니다. 그리고 동시에 그 순수함으로 주위를 변화시킵니다. 처음엔 나무 인형 모양을 한 채 말하고 움직이는 피노키오를 피하던 제페토가 결국 피노키오를 아들로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 대표적인 예라고 생각합니다. 피노키오의 제페토에 대한 마음은 자식이 부모에게 주는 사랑이 어떤 건지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자신을 꺼리던 제페토와, 마침내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아주는 제페토는 피노키오에게 동일한 '아빠'입니다. 한편, 저는 이 피노키오는 아이들보다는 어른들이 보기에 더욱 적합한 동화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잔혹한 현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세계는 피노키오의 모험보다는 미사일과 수류탄, 프로파간다 공연과 바다 위를 떠다니는 지뢰, 피노키오가 사인한 계약서, 아버지를 위해 훈련에 참여하는 캔들윅 등 어른들이 보는 현실에 포커스를 맞춥니다. 그런 배경 속에서 순수한 피노키오의 사랑은 더욱 감동적입니다. 기예르모 델토로 감독의 분위기를 살리면서 동화의 중심을 잘 잡은 것 같습니다. 뮤지컬 애니메이션이라는 타이틀에 맞게 곳곳에서 나오는 즐겁고 캐치한 맬로디도 영화에 큰 매력을 더했다고 생각합니다. 또, 원래를 여우였던 볼페 남작이 사람으로 나오는 등의 원작과는 다른 점들을 찾아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였습니다. 이상으로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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