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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민 정착기

미들-로어 맨해튼 당일치기

by 우데이 2024. 5.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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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집순이인지라 휴일에는 집에 늘어져 아무것도 안하는 성격이지만 날씨도 좋고 해서 미들-로어 맨해튼 쪽으로 관광을 나갔다. 

원래 휴일엔 정오 가까이 되어 일어나는데 아침 9시에 밖을 나와 밝은 햇빛을 받으니 뭔가 벌써 보람찬 하루가 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집에서 10분 걸으면 나오는 버스정거장

 

 

미국에 처음 왔을 때엔 노란 메트로카드를 기간제로 구입해 이용했었는데 요번엔 뉴욕 교통카드인 OMNY(One Metro New York) 에 신용 카드를 등록해놓았다. 덕분에 한국에서 다닐 때와 같이 카드 한 장으로 버스와 지하철을 편하게 타고 다닐 수 있었다. 

 

 

 

 

가장 먼저 갔던 곳은 Chelsea Market 이었다. 과자 공장이었던 곳을 개조해 만들어진 곳이라고 하던데 과연 분위기가 독특했다. 여러 상점들이 모여있는 것이 마치 실내 재래시장 같았다. 

 

 

입구에 들어서면서부터 행복하게 만들어준 꽃들. 이런 향기가 집에서 났으면.

 

 

 

아침도 안먹고 나온 관계로 우선 그 유명하다는 LOS TACOS No.1 가게로 향했다. 

 

이미지 출처: pinterest

 

 

뭘 먹지 고민하다가 grilled steak 와 cactus 타코를 시켜보았다. 선인장 타코라니 궁금해서 시켜봤는데 맛은 있더라.

다만 타코 소스의 그 새콤한 맛을 고기처럼 중화시켜주진 못하더라. 식감이 재미있어서 후회는 없었지만 다음엔 그냥 고기를 먹어야지. 물론 스테이크는 훌륭했다. 

 

사각사각 알로애같았던 식감

 

 

 

배도 부르겠다 복작복작한 사람들 사이에서 여러 매장들을 둘러보았다. 맛있는 것도, 귀여운 것도 많았다. 사고 싶던게 얼마나 많던지 구매 유혹을 뿌리치느라 애 좀 먹었다. 결국 구매한 것은 작은 브라우니 네 조각 뿐이었다. 한국인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하던 Fat Witch 브라우니집은 내가 들어왔던 입구 쪽에 있었는데, 들어가자마자 달달하고 포근한 브라우니 냄새에 행복해졌다. 

 

계산대 옆에 있던 작은 브라우니 네개를 골랐다. 기본 맛 두개와 말차맛 그리고 카라멜 맛. 손 안에 쥐어지는 크기가 참 앙증맞았지만 가격은 그리 앙증맞진 않더라. 그래도 이 고물가 시대에 그럭저럭 납득할 만한 가격이었다.

 

 

너무 귀여운 마녀. 분명 매출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리저브 스벅이 바로 앞에 있다길래 식후 커피를 마시러 갔다. 리저브에 왔는데 그냥 커피를 마시기엔 좀 아쉬워 뭘 마실까 고민하다가 클래식 아포가토와 요번에 새로 출시된 듯 보였던 올레가토 콜드부르를 시켜봤다. 올리브 오일이 들어간 커피라니 궁금해서 시키긴 했는데 생각하지 못했던 조합에 조금 걱정이 되긴 하더라. 마셔보니 과연 오일 맛이 좀 나긴 했지만 커피의 맛을 해칠 정도로 과하게 나지는 않는데다가 덕분에 커피 맛이 좀 더 고소하고 부드럽게 느껴져서 나름 성공한 도박이었단 생각을 했다. 

 

저 불 옆에 앉아서 독서하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지만 사람이 많아서 창가 자리에 앉은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한손에 커피를 들고 리틀 아일랜드로 향하는데 날씨가 너무 좋아서 연신 감탄하며 주변 풍경들을 눈에 담느라 정신이 없었다. 높은 하늘에 하얀 구름뭉치들, 물과 푸른 나무들의 색이 마음을 유복하고 평화롭게 하는 기분이었다. 많은 가족들이 봄을 만끽하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아이들이 중앙에서 뛰노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부모님들의 이 순간을 위한 희생들이 느껴지는 것 같아 웃프기도 했다. 

 

 

 

 

 

주위에 또 하이라인이 있더라. 안 쓰는 철도를 산책로로 만들었다는 것 같던데 사람들이 정말 많더라. 자연 반 사람 반인 길을 걷고 있노라니 넓은 미국땅에서 좁은 한국의 익숙함이 느껴지는 것 같기도 했지만ㅋㅋㅋ 확실히 푸른 색이 많으니 별로 답답하진 않았다. 

 

뭔지도 모르면서 다들 찍고 있으니 따라 찍은 조형물. 왼쪽 두번째 아기상어가 귀엽다.

 

 

 

그대로 쭉 걸어가다가 예상치 못하게 vessel 도 보고, 옆 백화점 구경도 하다가 버스를 타고 Magnolia 빵집으로 향했다. 빵집 안으로 사람들이 줄 서서 있는 것이 보였다 얼른 들어가 유명하다는 바나나 푸딩을 하나 사서 나왔는데 줄이 더 길어져 가게 밖으로까지 생겨있었다. Washington Square Park 에 앉아 푸딩을 먹었다. 적당히 달고 부드러워 순식간에 바닥을 긁었다. 역시 유명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다음에 기회가 온다면 같이 유명하다는 컵케잌도 먹어보고 싶다.

 

 

우연히 만난 vessel.

 

 

오후의 햇살까지 완벽했던 감성
탱글한 푸딩이 아닌 빵에 크림이 촉촉히 베인 부드러운 케이크같은 느낌

 

 

달콤한 푸딩을 먹으며 듣는 달콤한 공연

 

 

마지막으론 SOHO 거리 구경을 했다. 쇼핑엔 관심이 많이 없지만 여기까지 왔으니 유명한 브랜드는 다 둘러봐야하지 않겠다 하는 약간의 의무감으로 발에 불 나도록 돌아다녔다. 나이키에 마음에 드는 여름 끈 원피스가 있었는데 (가격까지 기억난다. 55달러) 살을 좀 더 빼고 입어야지 싶어서 안 샀다 (10년 넘게 하고 있는 말). 

 

 

 

 

집에 돌아가기 전에 KATZS 라는 곳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그렇게 유명하다는데 과연 줄이 엄청 길더라.

체감상 30분 넘게 기다린 것 같은데 안에 들어가서도 그만큼 기다려서야 주문을 할 수 있었다. 

 

 

입장할 때 받는 초록색 티켓은 잃어버리면 50달러 내야하니 절대 잃어버리면 안된다.

 

 

대표 메뉴인 Pastrami 샌드위치를 시켜서 먹어봤다. 27달러라는 후덜덜한 가격이지만 한 사람이 다 먹기에는 많은 양이다. 반도 다 못 먹고 몇 입 남겨야 했다. 맛은 짭짤하고 묵직해서 훌륭했지만 무척 기름져서 같이 나오는 오이나 탄산을 시켜 같이 먹어야 하고 까딱했다간 체하기 쉬우니 위장이 예민한 사람이라면 좀 주의해서 먹어야할 듯 싶다. 개인적으론 피클보다 생 오이와의 조합이 더 맛있었다. 

 

집에 오니 무척 피곤했지만 그래도 가끔 이렇게 나가 돌아다니는 것이 기분 전환에도 좋고 또 힘내서 일을 나가게 만들어주는 원동력이 되게 해 주는 것 같기도 하다. 다음에는 부르클린으로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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